청계천 옆 숨어있는 맛골목 3선 - 광장시장 대포집 골목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는 퇴근길,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그때 가볍게 배를 채우며 술한잔도 곁들이는 바람을 가져보는 것은 결코 술꾼만의 특권이 아니다.  도심엔 실제로 그런 이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대포집이 그곳이다.  

 엄밀히 따지면 "대포(大匏)"란 한자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직역하면, "큰 바가지"라는 뜻으로 "큰 술잔"을 의미한다. 실제로 20여년전만해도 시내 변두리 대포집에선 힘겨운 하루 일과를 마친 서민들이 큰 술잔에 가득 막걸리를 따라 마시며 심신의 피곤함을 달랬다.

 그러나 요즘 들어 대포집은 값싸고 저렴한 안주를 놓고 한잔 걸치는 선술집을 의미하는 관용어로 쓰인다. 그런 점에서 광장시장의 좌판 먹자골목은 현대적 의미에서의 대포집 골목이다. 골목안으로 접어들면 붉은 백열등 아래 족발,빈대떡,오뎅,순대,수산물 등 먹음직스런 음식들이 입맛을 자극한다. 좌판 식당만 무려 300여개. 좌판들은 종로5가 보령약국 건너편에서 Y자형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좌판은 50여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은 아예 타운을 형성했다. 좌판마다 비록 크기는 채 1평도 안되지만 "순희네" "기철이엄마네" "애자네" "명희네" 같은 간판을 달았다.

 메뉴는 고추전, 생선전 등 각종 전부터 빈대떡, 순대, 족발, 머리고기, 어묵은 물론 회까지 없는 게 없다. 또 떡볶이, 김밥, 잔치국수, 칼국수, 보리밥, 비빔밥 등 요기거리들도 넘쳐난다.

 이곳이 대포집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마 안주맛이 싸고, 인심도 푸짐하면서 찾는 이들도 넥타이부대가 아닌 인근 시장통 서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주 가운데 비싼 축에 드는 모듬전이 한접시에 5000원, 족발은 한접시에 6000원을 받는다. 5000원짜리 순대 한접시를 시키면 덤으로 돼지껍질과 간 등을 푸짐하게 얹어준다. 순대 한접시를 앞에 놓고 2,3명이 어우러져 소주 2병(1병당 3000원)을 마신다고 했을 때 1만2000원 정도 밖에 안든다.


 간단히 한끼 허기를 채우기에도 좋다. 영암보리밥집같은 경우 갖은 나물이 들어가는 비빔밥 한그릇에 3000원을 받는다.

 청계천이 개통하며 광장시장 대포집 골목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300여m의 먹자골목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좌판앞의 기다란 장의자에는 젊은 연인들도 섞여서 떡볶이나 오뎅을 먹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종로광장상인총연합회 장병학 회장은 "음식 맛을 지키기 위해 상인들이 좋은 재료를 사용하다보니 단골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며 "최근 장사가 잘되니 권리금도 올라 일반점포보다 더 비싸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좌판 대포골목들과 달리 주변의 일반 상가들은 한산하하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쇼핑몰의 마케팅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잇는 재래시장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찾아가는 길

 1호선 지하철역 종로5가역 8번출구로 나와 종로4가 방면으로 걸어가다 왕양국에서 왼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