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호빵, 첫눈, 스키… 그리고 온천. 겨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일 것이다. 이 중에서도 으뜸은 역시 온천이다. 북방에서 넘어온 차가운 바람이 주변을 뒤덮은 날이면 온천 생각은 더욱 간절해진다. 노천온천을 하는 중에 눈이라도 내린다면 어느 영화 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태백산맥 동쪽 줄기 응봉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덕구온천은 이 같은 바람을 100% 충족시켜 준다. 따끈한 온천수로 가득 채워진 탕 안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묵은 피로들이 씻겨 나간다. 콧속부터 폐부 깊숙한 곳까지 들고 나가는 신선한 산 바람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주변 풍경은 자연이 주는 또 하나의 덤이다. 지난 주에 첫눈까지 내렸으니, 눈 덮힌 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욕은 그야말로 감개무량할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행복감이 절로 밀려온다.

 

# 자연에서 솟구치는 진짜 온천수

 

덕구온천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국내에서 유일한 ‘자연용출온천수’라는 것이다. 덕구온천은, 대부분 온천들이 그러하듯, 인위적으로 온천공을 뚫어 모터로 뽑아내는 온천수가 아니라 산 중턱에서 자연히 솟구치는 온천수를 그대로 끌어다 쓰고 있다. 하루 4,000여 톤에 이를 정도로 솟아 나오는 온천수는 온천장과 객실은 물론 식수로까지 쓰고도 남아 밤에는 어쩔 수 없이 온천수를 그대로 흘려 보낸다. 겨울철에는 도로 옆으로 온천수가 흐르며 모락모락 김을 피워 올리기도 한다. 대규모 온천지들처럼 여기저기 난개발되어 있지 않아 온천수 공급이 안정적일 뿐더러 한적하고도 여유롭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해발 1,000m에서부터 온천장까지 장장 4km에 이르는 송수관을 타고 내려오는 온천수는 이중, 삼중의 꼼꼼한 설비 탓에 41.8℃ 온도를 고스란히 유지함은 물론 데우거나 식히지 않고 그대로 공급된다. 100% 원탕수의 ‘진짜’ 온천수인 셈이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 온천수의 효험은 물론 체험한 이들이 더 잘 안다. 덕구온천은 중탄산나트륨과 칼륨, 칼슘, 철, 탄산 성분이 많이 함유된 약알칼리 온천으로 신경통, 류마티스,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온천욕은 2~3일 꾸준히 해야 그 효험을 제대로 체득할 수 있지만, 단 한 번만 체험해도 매끈해진 피부결을 느낄 수 있다.

 

ⓒ 트래비

 

# 또 하나의 즐거움, 스파월드

 

온천욕만으로 부족하다는 이들이라면 스파월드를 적극 추천한다. 물 놀이를 겸해 다양한 물 치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물론 이곳에 공급되는 온천수 역시 100% 원탕수이다. 대규모 시설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로 붐벼 시설 하나 이용하는 데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 좋다.
아담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내부는 크게 테라쿠어와 액션스파 2개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구역마다 바디 마사지, 벤치 자쿠지, 스파탕, 아쿠아 포켓 같은 갖가지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어 한번씩만 이용해도 꽤 시간이 걸린다. 제트 수류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압이 강하기 때문에 한 시설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 체력이 약한 이들이라면 기포욕이나 플로팅, 벤치 자쿠지 같은 수압이 낮고 반신만 담구는 시설들이 좋고, 어깨 결림 등이 심하다면 넥 샤워나 버섯분수 같은 시설들을 이용하면 한결 몸이 가벼워진다.


바닥에는 지압보도가 깔려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실내 슬라이더도 마련되어 있다. 몸이 좀 피곤하다 싶으면 원적외선 파고라 선 베드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단잠에 빠져도 좋다. 물안개 사우나, 황토 사우나 등 각자 취향에 따라 즐길 만한 거리들이 다채롭게 꾸며져 있으며 전면이 유리로 마감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엔 따사로운 햇살이 내부까지 환히 비춰 준다.


다소 날씨가 춥더라도 노천온천은 빼놓지 말 것. 스파월드와 연결된 노천온천은 덕구온천이 자랑하는 백미 중 백미다. 맑은 연둣빛을 띈 자스민과 레몬탕은 물론이고, 100년 된 원목으로 만든 히노끼탕도 꼭 한 번 들어가 볼 일이다. 코 끝을 스쳐 지나가는 찬바람과 온몸 가득히 전해져 오는 따스함이 전율이 일 만큼 기분을 좋게 한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이 꼭 맞다.


여름이라면 원목데크 위 선탠 베드에서 삼림욕까지 만끽할 수 있을 터이지만, 지금 같은 겨울이라면 그저 한번 걸어나갔다 오는 것에 만족해야 할 듯싶다. 바람만 많이 불지 않는다면 정자처럼 꾸며진 황옥테크에서 꿀 같은 낮잠을 청해볼 만도 하다. 야외라 추울 것 같지만 오히려 바닥에서 뜨끈하게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아랫목에 누워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일품이다. 찬 바람에도 끄떡없는 이들은 물안마 폭포탕이 제격이다. 이한치한(以寒治寒)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노천온천은 낮에도 좋지만 야경이 곁들여진 밤이 한층 더 운치가 있다.


 
# 덕구온천 10배 즐기기

 

ⓒ 트래비

덕구온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2~3일 머물면서 온천욕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관광호텔 1급 수준인 호텔덕구온천은 온천장은 물론 깔끔한 객실과 다양한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객실은 온돌과 침실 모두 구비하고 있으며, 100% 온천수를 공급한다. 각 객실 미니바마다 음용 가능한 온천수가 서비스된다. 이곳 온천수는 그냥 마셔도 무방할 정도로 깨끗한 수질을 자랑한다. 한식당과 양식당은 물론 연회장까지 두루 갖추고 있으며, 노후한 시설들을 지속적으로 개보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그다지 불편한 점은 없다.

www.duckku.co.kr/ 054-782-0677

 

 

-덕구테마계곡관광


덕구온천의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매일 아침 6시30분마다 호텔 직원이 온천 원탕까지 직접 안내한다. 원탕에 도착해서는 바위 틈에서 솟구치는 온천수 줄기를 볼 수 있다. 왕복 2시간 정도 걸리는 완만한 오솔길로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가는 길목에는 덕구온천에서 만들어 놓은 12개 다리를 건너게 된다. 금문교(Golden Gate)를 비롯해 하버교, 서강대교, 장제이교 등 세계 유명 교량을 1/100 축소해 만든 다리들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관광거리이다. 도중에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용소폭포와 선녀탕, 산신각과 신선샘을 볼 수 있다. 매월 보름마다 호텔에서 직접 산신각에 산식제를 드리는데, 이도 색다른 감흥을 준다. 


# 주변 관광 10배 즐기기

 

덕구온천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죽변항에서는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지를 만날 수 있다. 드라마 속 시장과 항구, 골목 등이 모두 죽변항에서 촬영되었다. 또한 한창 대게 철인 요즘, 시중에서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게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지

 

ⓒ 트래비
죽변항 뒤편 바닷가에 촬영 세트장이 보존되어 있다. 드라마 주인공인 현준과 현태가 살았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집과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 예배당 세트장을 볼 수 있다. 새파란 바다를 뒤로 현태(김민준 분)가 돛대에 샌드백을 걸어 놓고 연습하던 장면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내부 소품은 모두 옮겨진 상태로 외관만 관람할 수 있는 게 조금 아쉽다. 극중 여주인공인 미선(송윤아 분)이 프론트 직원으로 일했던 곳이 호텔덕구온천이다.

 

-죽변항 회센터

 

ⓒ 트래비
빨간 게딱지와 유난히 긴 다리가 특징적인 대게. 겨울철 별미로 꼽히는 이 대게는 주로 영덕산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예전부터 이곳 특산품으로 꼽힐 만큼 울진에서 가장 많이 난다. 죽변항 해안가와 그 뒤편에 횟집들과 회센터들이 여럿 모여 있다. 대게는 주로 쪄서 먹는데, 다리 마디 사이로 게맛살처럼 살을 뽑아 먹는 게 요령이다.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게딱지는 나중에 국물에 밥을 섞어 비벼 먹으면 맛있다. 보통 홍게와 대게를 많이 혼동하는데, 오히려 대게가 몸집이 좀 작고 단단해 보인다.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가격은 천지 차이다. 대게는 한 사람당 1개 정도 먹으면 알맞다. 가격은 보통 3~4만원 선. 방파제 뒤편 회센터 내 7번 횟집이 유명하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