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를 두려워 말라

조회 수 1597 추천 수 0 2006.04.07 11:50:31
헬리코박터를 두려워 말라

아직 체내 역할 밝혀지지 않아…줄어들면 식도 질환 급증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y) 박멸을 지상 명제로 여기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고농축 유산균 발효유로 다스려야 한다는 방송 광고가 쉴 새 없이 등장하고, 감기라도 걸려 동네 병원에 가면 위험성을 경고하는 포스터가 어김없이 벽에 걸려 있다. 아무리 ‘헬리코박터는 적인가 동지인가’(<한겨레21> 제470호 참조)라고 이 박테리아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해도 박멸대상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온갖 기생충들이 사라져간 자리를 꿰차고 인간의 몸을 쉴 새 없이 공격한다는 공포 분위기만 깊어가는 형국이다.

함량 조절 물질을 찾아야

이런 태세라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인간의 소화기관에서 자취를 감추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듯하다. 이미 박테리아의 전파를 막는 위생관리가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누군가가 위궤양으로 병원을 찾는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제거하는 항생제를 처방받을 게 틀림없다. 만일 약물을 복용하는 게 불편하면 건강 발효유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라는 기능성 음료를 즐겨 마시면 된다. 이런 제품에는 장내 유해 세균을 억제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증식을 억제하는 유산균이 수두룩하다.


△ 인간의 위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 박테리아가 사라지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한다.

그동안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위 내 산성환경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위험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소화성 궤양의 원인균으로서 위암의 분명한 발암인자로 지목됐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위암이 단일 질환으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잡는 게 ‘생명 연장의 지름길’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을 유일한 숙주로 삼아 구강 대 구강, 배설물 대 구강의 경로를 따라 전파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잡지 않으려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그런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체내 박멸로 인해 새로운 질병이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위암 발병률이 줄어드는 대신 식도에 관련된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스웨덴 등지에서 식도의 내조직에서 형성되는 ‘식도선암종’(5년 생존율 10%)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그 이유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멸종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사라지면서 위나 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돼 조직이 손상되는 ‘위식도역류질환’(GERD)이 늘어나 식도선암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GERD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위암을 일으키고, 없으면 식도선암종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어찌해야 하는 것일까. 이 박테리아의 연구자로 뉴욕의과대 미생물학과 마틴 블레이저 교수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제시한 해법은 간단하다. 미생물과 숙주간의 ‘음성적 되먹임 순환’에 관련된 신호체계를 찾아내면 된다. 예컨대 식사를 하면 혈중 글루코스 농도가 증가하고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로 인해 인슐린은 글루코스 농도를 떨어뜨려 췌장에 인슐린 분비를 줄이라고 지시한다. 여기에서 글루코스가 생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함량을 조절하는 물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거 치료 받으면 체중 크게 는다

이런 방식으로 추정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음성적 되먹임 순환에 관련된 물질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인체 환경의 산도를 조절하는 데 관련된 유전자를 밝혀내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놀라운 가설 가운데 하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체중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여전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만일 이 박테리아가 인체에 이롭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밝혀지면 위 속에 다시 주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체에서 사라진 미생물을 식품 섭취로 복원한다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의 효과는 지극히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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